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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 인간상이 지닌 부정의 변증법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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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 인간상이 지닌 부정의 변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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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류인 뿐만 아니라 80년대 이후 활발한 활동의 보인 작가들 중에서 인간과 삶의 문제를 주된 작업의 테마로 삼고있는 작가들이 적지 않다 얼핏 떠오르는 작가들만 거명해봐도 김영원, 김광진, 임영선, 황지선, 백윤기, 윤석구, 한영실, 이승하, 조상휘, 오원배, 정복수, 김경인, 김진열, 안창홍 등 상당수의 작가들이 이에 해당된다. 흔히들 70년대식 모더니즘의 형식실험에 회의를 느끼고 예술이 인간의 구체적인 삶의 문제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고 보는 이들 작가들은 이른바 사회적 실천으로서의 민중 미술의 주장하는 사람들과도 일정한 궤를 달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80년대 화단사적 측면에서 볼 때 제3의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왜냐하면 이들은 80년대 비평의 주요쟁점이 되었던 포스트모더니즘과 민중미술의 논쟁 사이에서도 일정 부분 빗겨져 나가 있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과 존재의 의미같은 가장 보편적인 문제들을 다루어온 이들 작가들은 평면으로부터의 일탈, 혼합매체의 사용, 차용, 패러디 등 새로운 형식과 후기산업사회, 후기자본주의의 새로운 정신적 상황을 강조해온 포스트모더니즘 비평가들로부터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 왔다. 그런가하면 민중미술권에서는 이들이 다루고 있는 인간의 삶이나 존재의 문제가 사회개혁을 위한 투쟁이나 모든 집단적, 사회적 행동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유 때문에 흔히 주관주의나 도피주의로 비난하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인간의 본질을 상실한 시대, 존재의 의미가 물화되고 예술이 사회적, 이념적 실천의 한 방편이 되고 있는 현실속에서도 인간의 인간다움, 인간적 삶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 진리를 추구함으로써 80년대 이후 꾸준한 자기영역들을 개척해 왔다. 어떻게 보면 이들은 시류에 편승한 집단 에꼴화가 팽배할 때 어떠한 규범이나 특정 이데올로기에 종속되는 것을 거부하고 일종의 자유주의적 태도를 보여왔다고 할 수 있다.

조각가 류인은 내가 이와같은 작업에 주목해왔던 대표적인 작가 중의 한사람이다. 따라서 나는 이 글을 쓰면서 이들 자유주의자 또는 인간 삶이나 존재의 문제를 주된 작품의 테마로 삼고있는 작가들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과 비판을 류인의 작품세계를 통해서 전개해 볼까 한다.

류인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지만 80년대이후 형상미술계열 작가들 중에서 인간의 문제를 다루는 경우 상당수가 인간의 굴레, 인간존재의 숙명성, 절망과 고뇌 등 보편적인 실존으로써의 비극적인 인간상이나 모순된 삶과 억압된 구조, 인간소외의 문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이 있다. 달리 말해 인간에 대한 어떠한 낙관적인 전망보다도 인간의 원래조건에 갖추어져 있는 숙명적인 운명 또는 갈등에 대해서 얘기하려는 경향이 짙다.

이와같은 경향을 나는 92년 가나아트 기획특집 <현대미술속의 인체>라는 글 속에서 80년대이후 형상미술에 나타난 인간상을 분석하면서 소외의식과 나르시시즘이 두드러진 특징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어떻게 보면 인간과 삶의 문제를 다루는 주요 형상계열 작가들 중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소외의식과 관련되지 않은 작품이 드물 정도로 이 문제는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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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목 : 비극적 인간상이 지닌 부정의 변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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